저는 현재 제 명의로 된 차량을 두 대 보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 중 한 대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나머지 차량은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운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갱신을 앞두고 보험사로부터 무사고 차량에도 보험료 할증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사고가 난 차량은 이해하겠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다른 차량까지 할증 대상이 된다니,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아보니 보험에서는 ‘자동차 할인할증’이라는 제도를 통해 보험료를 조정하는데, 이 할인할증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하나는 '사고요율'이고, 다른 하나는 '등급요율'입니다. 사고요율은 말 그대로 최근 3년 또는 직전 1년간 사고 이력을 기준으로 사고 차량에만 적용됩니다. 이 점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등급요율은 조금 달랐습니다. 차량이 아닌 소유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개인 등급’ 개념이기 때문에, 사고가 난 차량이 있으면 동일 소유자의 다른 차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차량에서 대물과 대인 사고로 총 3점의 사고점수가 부여되었다면, 이 사고점수는 소유자에게 귀속되고, 결국 두 차량 모두 등급요율이 3단계나 하락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고가 없었던 차량도 보험 갱신 시 등급 하락에 따른 보험료 할증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무사고 차량에도 불이익이 생기는 이유가 이해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동일증권’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일증권은 같은 보험사에 두 대 이상의 차량을 묶어서 가입하는 방식입니다. 동일증권으로 계약을 하면, 사고점수를 차량 수만큼 분산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위 예시처럼 사고점수가 3점이라면, 이를 두 차량에 나누어 각각 1.5점만 반영하게 되니, 등급요율도 3단계가 아닌 1단계만 하락하게 됩니다. 그만큼 보험료 상승도 줄어드는 셈이죠.
결론적으로 동일증권을 설정하지 않으면, 사고 차량은 물론이고 사고가 없었던 차량까지 함께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반대로 동일증권으로 묶으면 사고점수를 분산하여 등급 하락을 줄일 수 있고, 무사고 차량은 여전히 무사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보험’이라는 것이 단순히 가입만 해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차량이 여러 대라면 꼭 동일증권 가입 여부를 점검해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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