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2시 2분. 그 시간은 내가 이 사고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을 치게 만드는 숫자가 되었다. 부모님 명의의 차를 일일보험으로 운전하고 있었지만, 보험 마감 시간이 자정을 지나고 나서 2분이 지나 사고가 났다. 보험 적용은 무효가 되었고, 나는 무보험 상태로 이 사고를 맞닥뜨렸다.
사고의 과실비율은 6:4. 내가 6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비록 나와 상대방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양쪽 차량 모두 폐차가 예상된다고 하니 상황은 정말 최악이다. 내 쪽 보험사에서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 대인1 보상, 그것도 120만원뿐이었다. 이 돈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터였다. 게다가 상대차량 대물피해는 보상의 대상에서 당연히 거부되었다.
상대방은 자차보험으로 차를 전손 처리할 것이고, 그에 따라 상대 보험사는 나에게 전손 비용의 60%를 구상 청구할 것이다. 한편, 내 차량에 대해서는 상대 보험사가 과실 40%에 해당하는 전손 비용과 기타 교통비나 신차 구매 시 취·등록세 등 부대비용을 지급하게 될 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 돈도 내 명의가 아닌 차량 명의자인 부모님께 지급될 것이다.
치료비와 위로금 문제도 복잡했다. 내가 치료받는 데 드는 비용은 상대방 보험사에서 먼저 지급해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과실 비율만큼의 구상 청구가 나에게 돌아올 것인가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구상 청구가 들어오더라도 12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한 60%라고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내 보험사의 상대방 대인1의 보상 한도는 부상 12급 기준으로 120만 원이었다. 이 돈은 나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운전자의 치료비에 보탬이 되는 돈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치료비가 나올 경우 상대방은 자신의 무보험차상해담보를 이용해 보상을 받을 것이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나에게 구상 청구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 모든 혼란과 고통 속에서 가장 나를 두렵게 한 것은 사고가 경찰에 접수된 경우 내가 민사적 책임을 넘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단순히 보험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나는 가슴이 먹먹했다.
사고 이후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지만, 단 2분의 차이로 모든 것이 뒤집힌 이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아니면 조금 더 늦었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이제는 ‘만약에’라는 말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 일은 나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보험이란 것이 단순한 형식적인 안전망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현실적인 방패막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매 순간 선택의 결과가 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이 일을 단지 아픈 경험으로 끝내는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교훈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고로 인해 빚어진 결과를 차분히 해결해 나가며,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철저히 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결심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단 2분의 차이’가 가져온 이 큰 깨달음이 앞으로의 내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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