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말 속상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둔 제 차량이 누군가에 의해 긁힌 채로 발견되었고, 다행히 가해자를 잡아 대물 접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수리를 미처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과 며칠 후, 같은 주차장에서 또다시 누군가가 제 차량을 긁고 도망간 것입니다. 결국 두 번째 사고도 경찰과 CCTV를 통해 가해자를 확인했고, 다시 한 번 대물 접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같은 부위에 두 번 발생한 주차장 뺑소니 사고로 접수번호를 두 개나 갖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두 번이긴 했지만 부위가 같아서 보험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두 번째 가해자가 "이미 긁힌 데 또 긁힌 거 아니냐"며 보상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보험 담당자도 단순 처리로 넘어가려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분명 시점이 다른 두 번의 충격이 있었고, 각각의 손해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나서야 상황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시점이 다른 두 번의 사고’라는 점입니다. 똑같은 부위라고 해도, 두 번에 걸쳐 충격이 발생했다면 두 개의 손해로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각각의 사고로 인해 대물 접수번호를 받았다면, 한쪽 보험사로부터는 ‘미수선 처리’를 통해 현금을 수령하고, 다른 쪽 보험사 접수번호로는 실제 수리를 진행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자동차 수리는 긁힌 부분만 국소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위를 도색하거나 교체하는 판수리 개념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범퍼에 흠집이 두 군데 있다고 해서 그것을 두 번 나눠서 따로 수리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한 번에 전체 범퍼를 도색하거나 교체하기 때문에, 두 번의 피해에 대해 각각의 책임자가 있었다면 두 명 모두에게 보상 책임이 있다는 것이 실무적인 해석입니다. 엄밀하게 보면 동일 부위에 대해 중복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보상 실무에서는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과도한 초과이익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이 과정에서 반드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각각의 대물 담당자에게 사고가 두 번 발생했고, 각기 다른 접수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험사 간에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한쪽에서만 수리를 진행하는 대신, 양쪽 보험사가 파손 정도에 따른 기여도를 따져 수리비를 나누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비례 분담’ 또는 ‘기여도 합의’라고 하는데, 이런 방식은 보험사들끼리의 정산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저 같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불편이 없는 형태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저는 한쪽 보험사에 미수선 처리 요청을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제 수리를 받는 방향으로 사고를 정리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두 번째 사고 가해자 측에서 자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한참을 버티기도 했지만, 명확한 사고 시점과 CCTV 자료 덕분에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두 사고의 차이점과 손해의 구분을 명확히 설명하니 보험 담당자들도 신속히 대응해 주셨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느낀 점은, 사고가 반복되거나 상황이 복잡할수록 더더욱 내가 직접 내용을 정리하고, 보험사에 명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접수만 해놓고 보험사가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어떤 사고가 언제 발생했는지, 접수번호는 어떻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고 싶은지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교훈은, 같은 부위에 생긴 피해라도 시점이 다르고, 가해자도 다르면 ‘별개의 손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보험사에서 이를 일괄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겠지만, 소비자의 권리로서 두 건을 따로 처리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처럼 같은 부위에 여러 번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보험도, 사고 처리도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확히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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