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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사고로 보험등급이 이렇게 떨어질 수 있나요

by 문콕 박차장 2025. 6. 4.

얼마 전 제 부주의로 인해 자동차 사고를 냈습니다. 신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앞 차량을 들이받았고,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대인, 대물, 자차까지 모두 처리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정신적으로도 위축되고, 무엇보다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보험료는 보상 금액보다도 사고 건수에 따라 크게 할증된다고들 하더군요. 그래서 혹시 이번 사고가 대인, 대물, 자차로 각각 따로 기록되어 세 건의 사고로 처리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들었습니다. 한 번의 사고로 세 건의 사고로 인식된다면 보험료가 엄청나게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보험사에 직접 문의도 해보고, 전문가의 설명도 들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사고는 건수 기준으로는 단 한 건으로 기록된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고점수’가 보상 항목별로 개별 평가되어 합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인, 대물, 자차 각각이 사고건수로는 하나지만, 점수로는 나눠 계산되기 때문에 전체 점수의 합이 나의 보험등급 하락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인 보상의 경우 상대방의 부상 정도에 따라 최소 1점에서 최대 4점까지 점수가 부여되며, 대물이나 자차는 보상 금액이 200만원을 초과하면 1점, 200만원 이하이면 0.5점이 부여된다고 합니다. 저는 상대방 차량과 제 차량 수리비가 모두 200만원이 넘었기 때문에 이 기준에 따라 1점이 반영되는 셈이었고, 상대방의 부상이 경미했지만 대인 처리도 포함되었기에 최소 1점은 추가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가 자상(자기신체사고)으로 병원에 들렀다면, 제 치료비도 보험으로 처리되면서 또 1점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한 건의 사고지만 총점은 2~3점이 되어버리죠. 이 점수만큼 보험 요율등급이 하락하게 되는데, 현재 제 등급이 15Z라면, 사고점수 2점이 반영되면서 13Z로 하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체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고 하나로 무려 두 단계나 떨어지는 것이고, 이는 곧 다음 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니까요.

보험 등급은 사고가 없을 경우 매년 한 단계씩 올라가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이렇게 즉시 하락하고, 회복까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특히 11Z 이하로 떨어지면, 아무리 사고가 없더라도 3년간은 해당 등급이 고정 유지되며, 이후 사고가 없을 때에야 겨우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즉, 사고가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다음 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최소 3~4년간의 재정에 영향을 주는 장기적 문제라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낸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험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사고 하나로 등급이 두세 단계 떨어지고, 몇 년 동안 보험료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체감하니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자동차보험이라는 것이 결국 사고 가능성에 따라 ‘리스크’를 가격으로 매기는 구조이니, 평소에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결국 가장 큰 절약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정신도 없고, 처리할 것도 많아서 등급이나 점수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못 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서 보험사로부터 등급 하락 통보를 받고 나서야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 건수가 아니라 점수 합산이 기준이라는 점, 자차 수리나 상대방 차량 수리, 부상 여부 등 여러 요소가 각각 점수화되어 내 등급을 결정한다는 구조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 구조를 이해하고 나니 사고 이후 왜 보험료가 그렇게 급등하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저는 보험이 단순한 보장이 아니라, 내 운전 습관과 사고 이력의 총합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무엇보다도 안전운전을 생활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사고로 인해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면 ‘사고 이후 대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고를 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정말 절실히 느꼈습니다.